저는 그림도 그릴 수 있습니다.
그의 천재성은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종류, 심지어 한번 배워볼 수 있는 종류에 해당한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 이를테면 호기심이나 치열한 관찰력을 기반으로 한다. 레오나르도의 걷잡을 수 없는 상상력은 공상과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였는데, 이러한 상상력 역시 우리가 스스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키워줄 수 있는 부분이다.
15세기 피렌체가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사람들을 기꺼이 포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상아, 동성애자, 채식주의자, 왼손잡이였고 쉽게 산만해졌으며 때때로 이단적이었다.
먼저
다빈치의 고향 피란체에 대해 먼저 얘기해보자
(우리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거든)
서양 중세 시대가 끝날 무렵,
천 년간 이어 온 인류의 닫힌 생각에 종지부를 찍어줄
희망이 여기에서 시작되지
그 사회 자체가 희망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
중세는 모든 생각의 근원을 신에게 찾으려는 이미 답을 정해놓은 질문들만 가능하던 시대였거든
이탈리아에 위치한 피란체는 상업도시로 발전하며 세계 여러 지역을 왕래하는 무역으로 자유로움이 허용되는 문화가 만들어지게 되지
인류는 창의적 사고와 시도가 열린 피란체의 사회문화 덕분에 오랜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매번 왜 그럴까 물어보는 다빈치가 지금 태어났거나 다른 지역에서 태어났다면 사회부적응자로 구박만 받고 살았을거야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이것이 출발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서서히 죽어가는 거야. 지식의 가장 왜곡된 형태를 오만과 편견이라 부르는 거야. 합리적 이성은 타인을 수용하는 힘을 키워내고.
한 가지 일을 끝마치지 못하는 아들이 고민된 다빈치 아버지는 화가 베로키오의 제자로 보내.
다빈치가 시키는 일을 똑바로 했다면 가문의 직업인 공증인(서류를 증명하는 업무)이 되도록 주산학교를 졸업하고 학교를 계속 보냈을 거야
그러나 다빈치가 그렇지 못했기에 불행 중 다행으로 공증인이 아닌 연구와 예술가의 삶을 살았어.
다빈치 아버지가 수도원에서 일거리를 하나 구해왔어.
'동방박사의 경배'를 소재로 그림을 그리라는 거야.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한다는 다빈치 평판과 예사롭지 않은 실력을 수도원 사람들도 알기 때문에 조건을 걸지 '30개월 안에 끝마친다' 아니면 보수는 없다.
어찌 됐을까? 다 그렸을까?
다빈치는 7개월 만에 그림을 중단하고 그리다 만 그림을 사촌에게 맡겼어.
동방박사의 경배를 소재로 많은 화가들이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에 보티첼리도 있어. 보티첼리는 그 당시 핵심 권력자에게 후원을 받아 그들이 원하는 그림을 그렸어.
그러나,
다빈치는 자신이 그리고 싶었던 그림이 있었던 거야. 빛의 성질에 의한 정확한 원근법과 인물들의 감정이 묻어나는 손짓과 몸동작, 눈동자에 들어온 빛이 안구 표면에 닿는 묘사까지 그리고 싶었던 거야.
그가 상상한 작품을 표현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을지도 몰라.
'서른 명 전원에게 빛과 그림자가 드리워져야 했고, 각 인물의 빛과 그림자는 주변 사람들의 빛과 그림자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야 했다. 또한, 그들은 감정을 촉발하거나 반영해야 했고, 자연히 그 감정은 주변 사람들이 내뿜는 감정과 영향을 주고받아야 했다.'
120쪽 중에서
아마 이 시도가 나중에 최후의 만찬을 그릴 수 있는 동력이었겠지
동방박사의 경배
다빈치는 20대에 밀라노로 떠나고 그의 주된 작품은 밀라노에서 만들어지지.
다빈치가 피란체를 떠나기 전에 그린 작품 중에 하나인
'황야의 성 히에로니무스'를 살펴볼게
황야에서 돌멩이로 가슴을 치며 속죄하는 성인을 그린 작품이야. 히에로니무스는 구약성경을 라틴어로 옮긴 4세기 학자였어. 기독교가 유럽(로마)에 전파되도록 힘쓴 성인이야.
황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주목할 점은 해부학적 지식을 연구하고 그림으로 표현한 다빈치가 이 그림을 그릴 당시는 목 근육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거야.
이 그림을 그린 1480년대는 흉쇄유돌근을 하나로 잘못 알고 있었고 1510년에 이르러 해부학적 지식을 습득해서 두 개의 근육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
그런데 이 그림에는 목 근육이 두개로 제대로 표현돼 있어
어찌 된 일일까?
다빈치가 30년이 지난 후에 다시 그린 거야
이 그림을 피란체에서 밀라노로 떠나면서 들고갔어. 30년을 가지고 있다가 목 근육을 다시 그린 거야. 이건 최근 레이저 측정으로 덧그린 점이 발견된 거야.
그는 자신의 작품을 대충 끝내고 싶지 않았던 거지
완벽한 완성을 만들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까지 끝내고 연구를 거듭한 이후에 다시 완성하려고 한거야.
그 완성에 대한 욕구가 열심히 배우고자 힘쓰게 만들었고
난 초등학교생활기록부에도 '아이가 산만하다'라고 쓰여있었고 학창 시절엔 집중을 못 하는 어려움을 있었어. 이걸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찾았던 경험이 있거든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 '산만함'을 '분산된 집중력'이라고 멋지게 표현하신거야. 수학 문제를 잘 해결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을 두루 살피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건 큰 힘이라고 말씀하셨어. 이게 내 어려움을 해결하는 열쇠가 되었어. 멋진 표현이라 생각됐거든
'Scattered Concentration!'
<다빈치의 오늘의 할 일 목록>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를 보면
남다른 호기심을 잘 보여주는 그의 해야 할 일 목록이 있다.
그중 하나는 1490년대의 밀라노에서 그날 배우고 싶은 것들을 적은 내용이다.
ㅁ밀라노와 밀라노 교외의 크기를 측정하기
ㅁ밀라노 그리기
ㅁ수학 잘하는 사람을 찾아 삼각형과 같은 면적의 정사각형 작도하는 법 배우기
ㅁ포병 잔니노에게 페라라의 탑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물어보기
ㅁ베네테토 포르티나리에게 플랑드르 사람들은 어떻게 얼음 위를 걷는지 물어보기
ㅁ수력학 전문가를 찾아 랑고바르드족 방식으로 갑문, 운하, 물레방하 수리하는 법 배우기
ㅁ프랑스인 전문가 조반니에게 약속받은 대로 태양을 측정하는 법 배우기
ㅁ거위의 발 관찰하기. 거위 발이 항상 펼쳐져 있거나 오므려져 있다면 거위는 절대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ㅁ하늘은 왜 푸른가?
(정말 어린 시절 누구나 하는 질문 아닌가? 대부분 공부나 하라는 충고와 대충의 대답을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질문)
ㅁ물이 공기보다 밀도가 높고 무거운데, 어째서 공기 중의 새는 물속의 물고기보다 더 민첩하지 않고 그 반대인가?
("뚱보! 새가 빨라 물고기가 빨라?" 연재가 물어본 적이 있다. 난 나름 명쾌한 대답을 만들었다. "음... 하늘에서는 새가 빠르고 물속에서는 물고기가 빠르겠지?" )
ㅁ딱따구리의 혀를 묘사하라
세상에 어느 누가 딱따구리의 혀 모양을 알고 싶어 한단 말인가?
플래너를 쓰며 '오늘은 TO DO LIST 쓸 게 없다'라고 넘긴 날이 부끄럽지.
저자인 월터 아이작슨은 다빈치가 남긴 2만 페이지의 노트를 연구하며 깨닫게 된 거야. 그가 처음부터 천재였기에 그 모든 업적들을 남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하늘이 한 인간에게 선사한 선물이 아니다.
(중략)... 그의 천재성은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종류, 심지어 한번 배워볼 수 있는 종류에 해당한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 이를테면 호기심이나 치열한 관찰력을 기반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