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서킷 7일차
안나푸르나를 왼쪽에 끼고도는 의미 있는 날이다.
어퍼 피상(Upper Pisang, 3310)-> 갸루(Ghyaru, 3670m)-> 가왈(Ngawal, 3660)-> 뭉지(Mungji,3500m)
@롯지
롯지는 산장이라 이해하면 된다. Hotel & Restorant라고 적혀있지만 럭셔리를 떠올리면 안 된다.
히말라야 트레킹의 핵심을 이루는 양대 축이다.
08:00~15:00 트레킹
15:00~21:00 롯지 생활
해가 지면 난로에 장작을 넣고 다양한 국적의 트레커들이 모여든다. 여행 정보를 나누고 게임도 하며 어울린다.
고산병 걸린 영어 울렁증 있는 INTJ는 멀찌감치 구경을 하는 편이다.
"웨어 아유 프럼?"
"프랑스"
.....
차메(Chame, 2670m) 롯지에서는 근육질의 프랑스 청년 2명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고
어퍼 피상(Upper pisang, 3310m)에서는 가나 여성 2명, 오스트레일리아 1명, 한국 청년 2명이 모였다.
롯지 사장님이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한국말을 잘 하신다. 나는 사장님과 얘기를 나눴다.
브라가(Braga, 3470m)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아빠(50) 두 딸(24,21), 네덜란드 청년(28) 이 난로에 모였다
이 모든 정보는 내가 영어로 알아냈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잠
고산병 약의 부작용은 손, 발 저림 현상과 수면 장애이다.
해괴한 꿈을 꾸다 놀라서 깬다.
자다가 숨이 멈춰는 불안이 엄습한다.
침낭은 마치 관처럼 보인다.
온기를 잡기 위해 다리 쪽이 좁아 제법 투탕카멘의 관에 가깝다.
답답해도 머리까지 제대로 넣고 자야 고산병을 피할 수 있다. 좁은 침낭에 들어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죽음이 떠오른다.
의식과 삶을 잠시 멈춘다는 점에서 작은 의미의 죽음일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의 충분한 수면이 내일의 나를 회복시키고
죽음은 다음 세대에게 길을 터주는 순환으로 해석해 본다. 날마나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기를...
평상시보다 긴 시간을 침낭 속에 있다 보니 삶의 종착지가 어떤 곳일지 고독으로 이어지는 것도 히말라야 트레킹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내일은 아이스 레이크(4600M)를 오르는 첫 번째 도전이다. 숙소는 마낭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