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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서킷 12일차(12/1)

트롱 패드->쏘롱라 패스(5416m) ->묵티나트로 하산 ​ 해발 4000m에 들어오면서 잠을 거의 못 자고 있다. 3500m 지대까지는 마을이 형성되고 4000m 지대는 베이스캠프 기능으로 일상생활은 불가능하다. 태양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전기를 쓸 수 있다. 쏘롱라 패스를 넘기 위한 트롱 패드는 불도 안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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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서킷 12일차(12/1)

트롱 패드->쏘롱라 패스(5416m)

->묵티나트로 하산

해발 4000m에 들어오면서

잠을 거의 못 자고 있다.

3500m 지대까지는 마을이 형성되고

4000m 지대는 베이스캠프 기능으로 일상생활은 불가능하다. 태양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전기를 쓸 수 있다.

쏘롱라 패스를 넘기 위한 트롱 패드는 불도 안 들어온다.

헤드랜턴으로 내일 새벽 트레킹 짐 정리를 하고 있다.

용도에 따라 정리해야 한다.

새벽 3:30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잠을 잔 게 아니라 약간의 의식을 가지고 눈을 감고만 있었다.

마지막 트레킹이고 마지막 정상 도전이다.

내일은 알람 없이 푹 잘 거다.

4:00 갈릭 수프를 먹고 남보다 일찍 출발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다가 트림처럼 목에 걸릴 때가 있다. 이때 순간적으로 의식이 끊김을 경험한다. 랜드 슬라이드 지대라서 의식을 잃으면 1000m 아래로 굴러떨어질 수 있다.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배로 '하~' 내쉰다.

10걸음 걷고 한 번 쉬기를 반복하니 뒤에 오던 사람들이 나를 앞지르기 시작한다.

괜찮다. 산은 어디 안 간다. 천천히 가도 내 발로만 가면 된다.

네팔 포터가 쓰러졌다.

정상을 200m 앞두고 사람들이 몰려있다.

가까이 가보니 네팔 젊은(어린) 포터가 쓰러져있다.

손발을 심하게 떨고 의식이 없다.

가이드 덥과 경험 많은 트레커들이 빠르게 조치를 취했다.

유럽 청년이 산소통을 가지고 왔다.

중국 여자가 자기 침낭을 꺼내서 포터의 온기를 잡아주었다.

발을 은박지로 감싸는 것도 체온 유지인 듯하다.

6명의 트레커가 쓰러진 포터를 들고 고도를 낮추기 위해 하산한다.

살 수 있을까?

다행히 의식을 차린 포터는 다시 올라왔다. 따뜻한 블랙 티를 마시며 회복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계속 산을 올랐다.

드디어 쏘롱라 패스 정상이다.

이건 정말 해낼 자신이 없었다.

가이드 덥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산길이 만만치 않다.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도 끝이 없다.

3개의 도전 목표도 이루었으니 치트키를 써도 되지 않을까?

'패디에서 묵티나트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거지!'

'아니야. 원래 계획대로 묵티나트까지 트레킹 해야지'

얍삽한 고민 중에 어느새 묵티나트에 도착했다.

드디어 트레킹이 끝났다.

문명으로 돌아왔다.

온수와 난방이 나오는 방을 얻었다.

오늘은 침낭을 안 써도 된다.

침낭에서 머리가 나오면 고산증 올까 겁내며 잠들 필요가 없다.

또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거야?

회복이 필요한 지금은 대답하기 어렵다.

분명히 내 한계를 경험했고 그 순간을 내 안에 깊이 담았다.

사진과 영상으로 담을 수 없는 풍광을 육안으로 빨아 담듯 보았다.

내일은 포카라로 이동해서 몸은 쉬고 밀린 학원 업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